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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예방의 원리
- 운영자 | 2012-06-29 | 조회수 4120
암 예방의 원리
암은 인류에게 천적이 되는 질병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 전염병은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였던 질병으로 인류의 천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은 어린이와 임산부 등 젊은 여성이었고, 따라서 종족번식을 위협하였기 때문이다.
암은 30세 이전까지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40세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발생양상을 보이고 있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다.
그리고 암은 거의 모든 동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식물에서도 그것이 암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종양이 발생하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에는 모든 동물, 즉 곤충류로부터 포유류까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종양(악성과 양성)을 일으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종양(tumor 또는 neoplasia)중에 악성종양을 암(cancer)이라고 한다.
종양은 생체 내에서 세포분화와 성장과정에 대한 조정기능이 잘못되어 조직 일부가 과잉 성장한 것을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통제되지 않는 생체 조직의 과잉성장이다.
종양은 성장속도, 주변으로의 확산 또는 전이 및 병리형태학적 특성에 의하여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하는데, 악성종양은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고 주변조직에 침입하면서 성장하며, 혈관을 침범하는 예가 허다하고 멀리 있는 조직으로 전이가 잘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암의 발병원인을 알면 예방이 가능하다.
그 원인을 피하거나 제거하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치료효과는 암의 발병원인을 알아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흡연은 분명히 폐암의 중요한 발병원인이지만 금연으로 폐암환자를 치료하지는 못한다.
암에서는 예방수단과 치료수단이 확연하게 구분되는데,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암의 예방효과와 치료효과를 혼돈하여 예방수단을 치료법으로 잘못 알고 낭비행위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거 전염병에서는 원인균을 제거하는 항생제가 치료약으로는 물론이고 예방약으로도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암 질병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잘못 짐작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암의 원인을 한 마디로 말 할 수는 없다.
그 발병과정이 길고 매우 복잡 다양하여 어느 특정 요인이나 상황을 단일(單一)한 필요원인이라고 규정하기가 어렵다.
다요인(多要因)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여러 가지 요인이 여러 형태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암 발병으로 이어진다.
암은 종국적으로 개체의 유전적 소인과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이해하면 된다.
외부환경 요인이 체내에 들어 와서 조직세포의 성장 조정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으면 종양 또는 암이 발병한다.
그러나 같은 량의 외부환경 요인이 체내에 들어 왔다고 하여도 그 유해성은 개체에 따라 다르다.
개체의 유전적 소인에 따라 유해작용에 대한 방어능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술에 약한 사람이 있고 강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특정 유해인자에 대한 체내 대사과정의 활성도가 개체에 따라 다르다.
발암물질(carcinogen)이란 환경요인 중에서 암 발병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요인을 일컫는다.
발암물질에는 화학물질 이외에도 물리적 요인, 복합 및 혼합물질, 직업환경, 생활습관 등등이 있다.
넓은 의미의 발암물질이란 동식물 생물체중 어느 하나에서라도 발암작용이 인정되면 발암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체 발암물질'은 인체에서 암 발병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실험동물에서는 발암작용이 분명히 있더라도 인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인체에서의 발암작용 여부를 유권적으로 평가하는 국제기관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기관으로 프랑스 리용(Lyon)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인데 3-5년 간격으로 인체발암물질(Human Carcinogen)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가장 최근 개정판은 2000년 8월에 나왔다. 실험실적(실험동물) 연구성적과 인구집단을 직접 대상으로 수행한 역학적 연구성적을 검토하여 발암성 및 인과성 여부를 평가한다.
IARC에서 평가하는 '인체 발암물질'은 인과성을 인정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의 정도에 따라 제1군(확실한 발암물질), 제2A군(가능성이 높은 발암물질), 제2B군(가능성이 있는 발암물질), 제3군(발암성이 불확실한 것), 제4군(발암물질일 가능성이 거의 없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실험실적 연구와 역학적 연구 성적 모두에서 인과성이 인정되면 제1군으로 분류하고, 실험실적 연구성적에서 인과성이 확실하며, 역학적 연구성적에서도 긍정적인 연구성적을 보이나 보다 정밀한 역학적 연구가 더 필요한 경우를 제2A군으로 분류한다.
제2B군은 실험동물 연구에서의 인과성은 확실하나 역학 연구성적이 아직 불충분한 경우이다.
제1군으로 분류된 인체발암물질은 2000년 5월 현재 총 78종이다.
약 10년 전에는 50종이었는데 그 동안 많은 연구를 통하여 28종이 추가 확인 된 것이다.
제2A군은 63종이고, 제2B군은 235종이다. 따라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받고 있는 발암물질은 현재로 총 376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암 발병위험을 높이는 발암물질과는 반대로 암 발병위험도를 낮추는 방어인자(protective factor)가 있음도 연구를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
발암물질처럼 아직은 유권적 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 인과관계가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인자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규칙적인 육체적 운동,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증대, 섬유식이 섭취증대 등등이다.
암예방 원리는 간단하다.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발암물질에의 노출이나 섭취정도가 달라질 것인데, 이러한 유해인자에 지속적으로 노출, 접촉, 섭취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방어인자에의 노출이나 섭취를 증대시키는 방법이다.
현대 의학은 다행히 이러한 유해인자와 방어인자들을 하나 둘씩 밝혀내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인자들은 모두 우리 개개인의 생활습관(직업환경 포함) 속에서 결정되고 있다.
한편, 발암물질과 같은 외부에서의 인자와 함께 암 발병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이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방어능력(유전적 소인)이다.
특정 발암물질에 대해 대사능력이 취약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개체는 그 물질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암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지방식에 매우 취약한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은 남들과 같은 정도로 고지방식을 하더라도 대장암에 걸릴 위험도는 훨씬 높다.
최근의 첨단의학은 이러한 유전자적 특성도 밝히기 시작하였는데, 따라서 21세기에서의 암 예방은 개인 개인의 유전자적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매우 효과적인 예방처방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출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윤옥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