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방사선 아시나요...지나친 노출은 '독' 자주 쐬지마세요

CT촬영때 방사선 체내 누적
대장조영술 5년에 한번 적당
무분별한 검진용 촬영 자제해야


질환 진단과 치료에 이로움이 큰 CT촬영도 정상인이 지나치게 자주하게 되면 방사선 노출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매년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서구식 식습관으로의 변화 등으로 암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이의 조기발견을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방사선을 이용한 건강검진 빈도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다. 질환 진단을 위한 의료용 방사선의 효용은 입증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사람들도 매년 꾸준히 방사선 검사를 받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CT촬영 과정에서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검진시 받는 방사선량, 일생 동안 누적

암의 치료나 질환 진단을 위한 CT촬영시 쐬게 되는 방사선은 일생 동안 체내에 누적된다. 방사선 조사량은 기계의 종류, 촬영 부위, 환자의 체지방률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보통 병원의 흉부 X-레이나 복부 X-레이는 한 번 촬영시 방사선량은 각각 0.01∼0.15mSv와 0.25mSv(밀리시버트:방사선 노출 정도를 표시하는 국제단위). 이에 반해 CT촬영시에는 이 보다 50∼100배 많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신체 부위별로는 머리 등 두경부 CT촬영은 2mSv인데 반해 흉부나 복부, 골반 부분은 약 10mSv이다. 전신 진단을 목적으로 촬영하면 20mSv로 두경부에 비해 약 10배 많다. 어린이는 체구가 작아 어른보다 더욱 방사선 피폭량이 많아지는데 보통 5∼60mSv정도가 된다.

또 양전자 단층 CT(PET CT)는 전신촬영을 하기때문에 일반 흉부나 복부 CT보다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하지만 방사선은 이런 기기 외에 주변 어디에나 존재해 정상인의 경우 1년 동안 쐬게 되는 자연적인 방사선양도 평균 2.4mSv 정도가 된다.


·건강검진용의 지나친 CT촬영은 지양

그렇다면 질환 진단용으로 매년 CT촬영을 하는 사람은 방사선 노출에 따른 이상은 없는 것일까.

최근 미국의 한 연구 보고서는 방사선 10mSv를 조사했을 때 암 발생 위험률을 2000분의 1정도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30년간 CT촬영으로 인해 암에 걸리는 환자의 수는 매년 전체 암 환자의 1.5%∼2%라고 보고했다.

이처럼 CT촬영으로 인한 암 발생률은 사실상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더욱이 자연적인 암 발생률이 이 보다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체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매년 꾸준히 CT촬영 등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꾸 쌓이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방사선 피폭에 의한 암 발생이 즉시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10∼20년 이상 지나 발생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성은 조금씩 높아지기 때문이다.

CT촬영이 중요한 방사선학적 검사임은 분명하고, 환자는 필요시 언제나 촬영을 해야 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정상인의 무분별한 검진 목적의 촬영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장 조영술도 방사선 노출 많아

최근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대장 관련 질환이 늘어나면서 대장 검진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중 대장 내에 조영제라는 약을 뿌린 뒤 방사선을 쪼여 병변 부위를 관찰하는 것이 대장 조영술이다.

대장 내 0.5㎝ 이상의 병변을 관찰하는데 유용하지만 역시 자주 하는 것은 방사선 노출을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한다. 대장 촬영 때의 방사선 조사량은 4mSv가 넘는 수준으로 다른 방사선 검사에 비해 적지 않은 양이다.

따라서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을 경우 정상인이 매년 대장 조영술을 하는 것은 오히려 방사선만 누적할 수가 있어 필요하지 않다. 의학계에서는 정상인의 경우 보통 5년 정도에 한 번 정도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물론 대장 내의 이상이 발견될 경우에는 방사선 노출에 대한 부작용 보다는 조영술에 대한 장점이 훨씬 많기 때문에 더 자주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강대환 교수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정상인이 무분별하게 검진용 CT촬영 등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만 기존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 방사선으로 인한 이로움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곽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