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AFP=연합뉴스)
유방암 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할 것인지 여부를 좌우하는 '슈퍼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미국 로런스 버클리 연구소의 고이-시게마쓰 데루미 박사는 SATB-1이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유방암의 전이여부를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마스터 유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고이-시게마쓰 박사는 이 마스터 유전자는 유방암세포 안에 있는 1천여개 유전자의 활동을 좌우하며 이 유전자가 과잉발현되면 암세포가 증식하면서 다른 부위로 확산되고 이 유전자의 활동이 억제되면 암세포의 증식과 이동이 중지된다고 밝혔다.
고이-시게마쓰 박사는 이 유전자가 유방암 종양 안에서 활성화되면 암세포는 전이될 수 밖에 없기때문에 이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은 암의 전이여부를 나타내는 표지단백질이라고 밝히고 이 유전자의 정체가 밝혀짐으로써 유방암의 전이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차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전자가 유방암세포에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유전자가 유방암세포 전이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고이-시게마쓰 박사는 말했다.

고이-시게마쓰 박사는 유방암세포가 폐에 전이된 쥐들은 폐에서 125-160개의 전이된 암의 결절이 나타났지만 SATB-1 유전자의 메신저RNA를 제거해 이 유전자가 녹다운(무력화)된 쥐들은 결절이 없거나 많아야 5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이 유전자를 의도적으로 활성화시키자 암세포는 급격히 증식하면서 확산되었다.
메신저RNA란 DNA유전자가 합성하는 단백질의 제조공정 청사진을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생산공장인 리보솜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고이-시게마쓰 박사는 현재 이 유전자를 억제하는 물질을 극세나노캡슐을 통해 운반하는 수단을 연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세포 전이여부를 판단하는 진단수단은 1년 안에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무엇이 SATB-1을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전이하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되었다.